[순수]떠내려보내기_환생AU
1
그 날은 비가 오는 날이었다.
신발에 축축한 나뭇잎이 달라붙어 걷기가 힘들었다. 번개가 칠 때마다 뇌성이 땅을 울렸다. 차가운 비가 끊임없이 떨어져서 종내에는 물 안에 잠겨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우르릉거리는 빗소리나 천둥 때문에 들리지 않는 건지 목소리가 들려오질 않아 일부러 더 크게 소리쳤다. 이사쿠는 불이 번진 쪽으로부터 달려와서 얼굴이 까맸다. 검댕들이 빗줄기에 씻겨나가는 것을 보고 있다가 이사쿠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낯선 감각 때문에 시야가 좁고 흔들리고 어지러웠다. 이사쿠가 팔을 잡는 순간 번쩍 낙뢰가 근처에 떨어지면서 환한 빛에 정신을 차렸다.
빗줄기가 안개를 만들어내서 불이 난 성 근처에는 붉은 연기가 낀 것 같았다. 비가 엄청 거센데도 불길은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왼 팔은 언제 다쳤는지 기억이 나지도 않는데 피가 나고 있다고 이사쿠가 소리쳤다. 화살을 맞았던 것 같았다. 성 쪽에서 날아온 것이다. 지금 그 곳은 불이 나서 불덩이가 숨 쉬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가 낮 동안 있었던 성이었다. 단순히 임무였을 뿐이다. 졸업에 가까워지면서 도장 찍듯 성으로 임무를 하러 왔다. 그건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전쟁이나 침략은 그런 믿음들을 배반하기 때문에 생긴다. 갑자기 닥쳐온 침략 전쟁 탓에 모두가 채비도 못하고 맨발로 대포를 끌거나 총을 멨다. 도망치라는 소리가 여전히 귓전에 남아있었다.
이사쿠는 팔에 난 상처를 붕대로 감아주었다. 젖어서인지 붕대 위로 피가 붉게 배어 올랐다.
“팔이 떨어질 것 같다.”
“조금만 버텨.”
“이사쿠, 이제 우린 돌아가야지.”
“난 갈 수 없어…….”
갈 수 없다고? 이사쿠에게 되물었지만 이사쿠는 불에 조금 타버린 머리카락 끝을 만지작거리다가 성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돌아가야 하지만…… 환자가 있다면.”
이사쿠는 다시 불길 속으로 들어갈 셈이었다. 나는 말리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이사쿠가 묶어준 붕대를 이빨과 오른 손으로 다시 단단히 고정하고 발바닥에 붙은 나뭇잎들을 털어냈다.
“그래, 같이 가자.”
이사쿠가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비가 떨어지는 커다란 소리 속에서 이사쿠는 혼자라도 돌아가라고 말했지만 나는 끝까지 말을 듣지 않았다. 동실이잖아. 같이 돌아가자.
그때 다시 한 번 천둥이 쳤다. 요란한 소리와 요란한 번개가 주위를 밝힌다. 불이 식어가는 성에서 커다란 포탄 소리가 들렸다. 이사쿠의 등 뒤에서 불길의 빛 번짐과 낙뢰의 흰빛이 섞였다. 우리는 잠깐 손을 잡았다가 바로 놓고 불길 속으로 달려갔다. 환하고 뜨겁고 아주 축축한 곳으로.
2
잠에서 깨어났다.
선명하고 이상한 꿈 때문에 지각이었다. 늦은 김에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준비했다. 비가 왔던 꿈속이랑 헷갈려서 우산을 챙겼다가 마른하늘을 보고 목도리만 챙겨서 집을 나왔다. 학교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 코앞이었다. 걸어가는 와중에도 어쩐지 왼팔이 욱신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소름이 돋은 팔의 맨 살은 멍도 상처도 없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꿈이랑 구분하지 못하는 걸까. 왼팔을 주무르고 하늘을 한 번 더 올려다봤다. 역시 비가 올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반의 문을 열자마자 이사쿠의 뒷머리가 보였다. 밤색의 머리가 뒷목에 겨우 닿는 길이였지만 금방이라도 불에 그슬린 긴 머리가 묶여있을 것 같았다. 덥석 그의 뒷목을 잡자 이사쿠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토메사부로? 하고 물어왔다. 꿈에서 봤던 사람은 분명히 이사쿠였다. 다르지만 이사쿠였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스쳐지나간 나무들 때문에 풀물이 든 이상한 옷을 입고 팔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나는 확실한 내가 맞았다. 이사쿠랑 마주하니 그런 확신이 들었다. 꿈속의 나와 이사쿠는 언젠가의 우리다. 다른 건 기억나지 않는다. 지금 떠오르는 건 젖은 숲의 냄새나 불타는 나무 성의 검은 연기, 어느 순간 말했던가 떠올렸던 임무라든지 하고 있는 일 뿐이었다. 어째서 그곳에 있는지, 그 성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이사쿠가 어째서 불길 속으로 돌아가야만 했는지 그런 것들은 알 길이 없었다. 모든 게 사실처럼 느껴져도 아득히 멀고 낯설다.
앞자리에 앉은 이사쿠는 수업시간에 종종 뒤를 돌아봤다. 나는 꿈속에서 봤던 얼굴을 이리저리 맞대보면서 눈에 새겼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이사쿠를 불렀다. 점심시간 종이 학교를 울리자 왁자하게 아이들이 교실을 빠져나갔다. 복도를 달려가는 발걸음 소리를 눈으로 좇다가 다시 뒤를 돌아보는 이사쿠를 쳐다봤다.
"이사쿠, 나 꿈을 꿨어."
"그게 오늘 토메사부로가 지각한 이유야?"
"그래, 어쩌면."
이사쿠의 표정은 암울했다.
"토메사부로. 내 불운이 너한테도 옮았나봐."
더 이상 꿈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이사쿠도 마찬가지로 그 꿈을 꿨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꿈에서 보는 것들이 전생이라면 이사쿠와 나는 무언가 설명하기 어려운 것들로 엮여 있을지도 모른다. 같은 얼굴에 같은 이름에 같은 시간을 살고 있다. 나는 어떤 걸 해야 할 지 생각하곤 했다. 이사쿠가 말하는 불운이나 불행이나 보는 것의 암울함 따위는 전해져오지 않았다. 당도하지 않으면 모른다. 눈을 깜빡일 때마다 전생을 상상했다. 우리는 어떤 걸 했을까, 인술이란 무엇일까. 불길에 들어간 이후로는? 이사쿠는 사람을 살리고 나는 이사쿠를 지켰을까.
이사쿠는 내가 말하는 것들을 전부 알고 있었다. 불길이 치솟는 성으로 들어가는 부분에서 끝났다고 말을 한 참이었다. 그 이후로 일주일 간 나는 종종 비슷한 꿈을 꿨다. 그보다 더 과거이기도 하고 그 중간이기도 하고 시간은 뒤죽박죽 했지만 어쨌든 그 꿈에는 이사쿠와 내가 나왔다. 꿈을 꿀 때마다 수업시간에 기면증 환자처럼 잠들거나 깨지 못하거나 했다. 지각을 할 때마다 이사쿠는 그때를 보았냐고 물었다. 그리고 다친 사람들을 두고 인술학원으로 떠날 수 없었다고 과거의 자신을 위한 변명을 했다.
"이사쿠는 그 뒤를 봤어?"
“나는 토메사부로보다 훨씬 먼저 봤어.”
“어땠는데?”
“우리 둘 다 죽었어.”
그럴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런 대답을 원하지 않았다. 내가 바란 것은 어쩌면 우리가 얼마나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고 과거를 직접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대단한 일인가에 대한 이야기였을지도 모른다. 이사쿠는 직접적으로 보고 있었다. 마치 경험한 것처럼 말했다.
“죽었으니까 이 곳에 있는 거야. 비참했으니까 다시 만난 거고.”
3
홧홧한 불길이 천천히 사그라졌지만 이사쿠가 주의하지 못하는 새에 옷깃에 불씨가 옮겨 붙었다. 여러 번 손바닥으로 두들겨 불을 꺼두고 불 탄 목재 사이에 갇힌 사람들을 안에서 꺼내왔다. 이사쿠는 화상을 입은 사람들 앞에 앉아서 치료를 시작했다. 비가 성가시게도 얼굴로 마구 내렸다. 불길이 죽으면 사람들이 일제히 양동이에 받아둔 물을 부어서 완전히 불씨를 진압했다. 그러던 와중에 머리 위로 날아온 화살이 그중 한명의 심장을 꿰뚫었다. 곧바로 혼잡이었다. 사람들이 날뛰다가 포탄을 가져오다가 화약이 비에 젖어버린 것을 깨닫고 좌절에 빠졌다. 마찬가지로 활을 들고 오다가 몇 명이 더 죽었다. 이사쿠와 내가 죽은 사람의 활을 들고 부서진 목재 위로 올라가 활을 쏘기 시작했다. 발밑이 아슬아슬해서 자주 위치를 바꿔야했다. 건물에 크게 났던 불이 꺼지니 어두워서 보이는 것도 없었다. 주위에서 죽는 사람들의 단말마만 귀에 스쳤다. 이사쿠는 사람들을 멀리 도망치게 했다. 절뚝거리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다가 화살이 날아드는 쪽으로 달려갔다. 이사쿠가 크게 외쳤다. “토메사부로, 조심해.” “넌 어디 멀리라도 가있어. 떨어지면 불운이 덜 옮겠지.”
화살을 몇 대 맞았다.
다 타버린 건물이 쓰러질 때 제대로 피하지 못했다.
운 좋게도 몰려드는 적군들은 대부분 정리했다. 어두워서 보이지 않지만 절벅거리는 땅에는 비 말고도 피가 섞여있을 것이다.
뒤늦게 온 이사쿠가 성큼성큼 다가올 때마다 불운이 가까워진다. 이사쿠가 불안한 듯 쳐다봤다. 나는 이윽고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 잠에서 깨면 아침이겠구나. 내일 해가 뜰게 분명한 것처럼 나는 죽음을 예견했다. 몸에서 식물의 줄기처럼 차란 화살이 보여서 그럴지도 모른다. 꿈인걸 알아서 두렵지는 않았다. 찡그려도 보이지 않는 정도의 먼 미래에서 나는 이전의 죽음을 보고 있었다. 이사쿠 혼자 불안한 얼굴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느새 비가 그쳐있었다.
“토메사부로는 동실이라서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아니지. 너라서 이러는 거야.”
그래도 우린 내내 같이 잠들고 아침이 되면 일어났으니까 오늘도 그랬으면 했다. 이사쿠는 사람들이 다 대피했으며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다 끝낸 것 같다고 말했다. ‘고민인건 이거야, 토메사부로가 잠들면 난 적군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나는 느리게 눈을 끔뻑이면서 원래 해야 하는 것을 하라고 답했다. “달라질 필요 전혀 없잖아.” 이런 저런 말들을 덧붙였다. 이사쿠는 내가 땅에 누워서 하늘을 보고 있는 동안 비에 젖어 축축한 바닥에 그대로 몸을 뉘였다. 곧장 내 옆이어서 숨소리까지 자세하게 들렸다. 이사쿠는 내가 눈을 감을 때까지 얼굴을 보고 있다가 이윽고 고른 숨을 내쉬자 토메사부로, 하고 속삭였다.
“달라질 필요 없는 거지?”
“그래. 이사쿠, 너대로 충분하니까.”
“이제 잘까.”
“그래. 잘자.”
“잘자, 토메사부로.”
방 안에 홀로 남아있는 촛불을 끈 것처럼 세상이 어두워졌다.
4
깨어났을 때는 한 낮이었다. 눈이 시려서 마주 댄 손바닥을 비벼 마찰로 따뜻해진 손으로 눈을 눌렀다. 죽음에서 깨어나는 기분은 좋지 않았다. 눈을 뜨자마자 이사쿠가 생각났다.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본 얼굴이 이사쿠였으니. 주말이라 이사쿠를 볼 일이 없었으니 핸드폰으로 메일을 날려뒀다. 떼를 써서 만나자는 꼴이었지만 옆집 사는 소꿉친구를 부르지 못할 이유도 없었다. 일어났냐는 메일에 벌써 대낮이라는 답장이 오자마자 집 밖으로 나가 조금 걸어서 있는 이사쿠 집으로 들어갔다. 현관 초인종을 누르자 이사쿠의 어머니가 문을 열어주며 오랜만이라고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이사쿠는 여느 때와 달리 방에 있었고 2층으로 올라가던 도중에 맞닥뜨렸다. 이사쿠의 어머니가 불러 세웠다. “이사쿠와 친하게 지내주렴.” “물론이에요. 소꿉친구잖아요.”
이사쿠의 방에 들어서자마자 대뜸 물었다.
“해야 할 것은 했어?”
“어떤 거? 숙제? 있었나?”
“말고, 내가 죽은 뒤에.”
이사쿠는 눈을 크게 뜨다가 웃으면서 몇 번 감았다 떴다.
“그렇게 말하면 모르지.”
토메사부로가 죽은 뒤에는 시체를 끌고 인술학원으로 가려다가 젖어서 범람한 계곡 앞에 한참을 서있었다. 이사쿠가 토메사부로를 등에 들쳐 메자 끌리는 발에 나뭇잎이 엉겨 붙었다. 인술학원에는 돌아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을 했다. 이사쿠가 남아있는 적군까지, 어쩌면 토메사부로를 꿰뚫은 활을 쏘아댄 사람들까지 치료를 마치는 동안에 토메사부로는 차갑게 식어있었다. 아마 넘치는 계곡물이 얼음장처럼 차가운 정도로 식어있었을 것이다. 토메사부로의 얼굴을 그 차가운 계곡물로 깨끗이 닦았다. 소금이라도 붙은 것처럼 반짝거렸다. 다시 등에 업어서 걷기 시작했다. 어두워서 그런지 눈앞이 흐려서 보이지 않았다. 날카롭게 솟은 밤의 나뭇가지들이 닌자복을 뚫고 맨살을 찌르고 베었다. 계곡을 따라 걷다가 자갈밭이 나올 때 쯤 걷는 걸 멈췄다. 점점 추워지면서 하늘도 뿌얘지기 시작했다.
이사쿠는 걷는 것도 우는 것도 죽은 토메사부로를 끌고 갈 곳을 잃는 것도 지쳐서 자갈밭에 누웠다. 토메사부로와 나란히 누우니 옆에서 강물이 세차게 흘러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파도소리나 예전에 봤던 바다의 바람 소리와 비슷한 소리가 들렸다. 이보다 더한 불운은 없다. 조금이라도 운이 좋았다면 내가 너보다 먼저 죽었을 텐데. 이사쿠는 중얼거렸다.
이사쿠는 가져온 끈으로 토메사부로와 맞잡은 손과 발을 단단하게 묶었다. 이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대로 계곡 물에 다리를 담그자 반신이 빠져있는 토메사부로에게 묶인 붕대가 물살에 휩쓸려 보이지도 않는 곳으로 떠내려갔다. 이사쿠는 토메사부로의 손을 잡았다. 힘이 없는 손가락이었다. 그래서 더 단단히 옭아매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온 몸이 흔들리는 것이 느껴진다. 우리는 강물을 따라 멀리멀리 헤엄쳐나갈 것이다. 아마 잠든 채로 흘러서 흘러서 강의 끝에 도달해 평온한 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가라앉거나 둥둥 떠다니거나 잘 자라고 말한 만큼의 꿈을 꿀 것이다. 눈을 뜨는 것도 함께야. 동실이니까. 이사쿠가 눈을 감고 물살에 몸을 맡겼다. 춥지도 않다. 토메사부로가 드디어 따뜻해진 기분이다. 아무도 발견하지 말아라. 우리가 다시 눈을 뜰 때까지. 다시 아침 인사를 할 때까지. 손을 잡고 그렇게 흘러갔다.
5
“내가 죽고 나서는?”
대뜸 물었더니 이사쿠가 온화하게 쳐다봤다.
“그 학원인가로 돌아갔냐?”
죽을 때까지 상냥한 이사쿠였으니 분명히 돌아가서 내 죽음을 알리거나 무덤을 만들었을 것이다.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혼자 방을 쓰는 것도 그렇게 긴 외로움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사쿠가 웃었다.
“그래. 다들 슬퍼했어. 토메사부로의 장례는 조촐하지만 길게 치렀고.”
“그러냐. 졸업하고는? 결혼은 했어?”
“응. 착하고 드센 여자랑 결혼했어.”
“아, 정말이냐. 다행이다.”
다행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이사쿠가 울기 시작했다. 그랬어야 했지, 그랬어야 했는데……. 하고 소리를 내며 울었다. 기대고 있던 침대에 엎드려서 고개도 들지 못하고 우는 소리만 냈다. 가만히 서서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고 이사쿠의 등을 쓰다듬었다. 기묘한 일이다. 이사쿠가 우는 일은 기묘한 일이다. 형광등이 맨 처음, 아니 내가 죽던 날 떨어지던 번개처럼 기묘하게 번득였다. 위로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래도 우리 이렇게 있으니까. 이해할 수 없지만 노력했다.
“그건 다 꿈이야, 아니 지난 날이야.”
그러니까 괜찮아. 이사쿠의 손을 잡았다. 단단하게 얽힌 손가락이었다. 이사쿠가 잡은 손에 힘을 실어왔다.